Oct 3 - 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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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un : 10am - 6pm
《언어의 둘레》는 소수어의 지리적 위치를 단서로 삼아 언어와 생명이 함께 죽고 살게 되는 생태적 연결고리에 주목한다. 언어적 다양성의 소멸은 우리가 자본주의와 세계화 흐름 아래 자행해온 생명 다양성 가치의 소실과 어떤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농업과 가축산업에서 강행되는 유전자 단일화, 공장식 대량생산에서 목격되듯 우리가 생명을 다루는 방식 역시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다.
언어는 가장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지식이다. 역사를 암호화하고, 민족을 정의하며, 토착지의 장소성과 시간성을 비교적 작은 오역으로 담는다. 토착어, 방언, 기록되지 못한 소수자의 말, 비인간의 비언어적 소통체계―이 모두가 서식하는 언어의 둘레. 가장자리의 언어는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대안적인 통찰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행성은 때로 민첩하지 않고 시끄러우며, 효율도 낮지만, 위기에 닥쳤을 때 더 많은 대안이 된다. 그런 점에서 다양성 소실은 다만 하나의 종이나 서식지의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 T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