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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omplete Order Development

김홍석

불완전한질서개발-회색선언, 2023

  • 130 x 34 x 29 cm
  • 고강도 콘크리트

과거 언젠가 나는 어느 공장에서 스티로폼을 사용하여 내가 완성하고자 하는 조각의 모양을 만들었다. 형태와 크기를 미리 가늠하기 위해 쉽게 잘리고 접착이 쉬운 스티로폼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내가 만들고자 한 형태보다 잘려 나간 나머지 스티로폼 조각이 더 아름다워 보였다. 이후 나는 원래 만들고자 한 형태를 버리고 스티로폼 조각들의 조합에 의한 결과를 나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스티로폼은 풍화로 인해 언젠가 부식이 되기 때문에 나는 이를 다른 재료로 전환시켜야 했고, 가벼운 스티로폼은 무거운 콘크리트로 변했다. 완성된 회색의 콘크리트를 보자니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나의 대학 시절, 서울을 가득 채운 회색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여러 건설 현장에서 내뿜은 뿌연 먼지로 인한 회색 하늘은 나의 정서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이제 회색은 먼 과거가 되었지만 남들의 눈에 띄지 않고 집단 속에 숨어 버리는 나의 성격은 여전히 회색이다. 아마도 우리 세대의 많은 이들은 회색 인간일 것이다.
—김홍석

김홍석(b.1964)은 영상, 퍼포먼스, 설치 등의 작업을 통해 개념적 성격이 강한 작품으로 미술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람객의 선입견을 깨는 작업을 해왔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동시대의 미술을 미술로 인식하게 만드는 사회적 합의와 미술계를 중심으로 얽힌 그물망과도 같은 사회, 경제, 문화 시스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김홍석은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를 졸업하였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Dwarf, Dust, Doubt》(티나킴 갤러리, 뉴욕, 2018), 《EVERY, DAY, ACTS, LIKE, LIFE》(페로탱 갤러리, 도쿄, 2018), 《Xijing is Not Xijing, Therefore Xijing is Xijing》(가나자와21세기미술관, 가나자와, 일본, 2016), 《시징의 세계》(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5),《Blue Hours》(국제갤러리, 서울, 2014), 《좋은 노동 나쁜 미술》(삼성미술관 플라토, 서울, 2013) 등이 있다. 또한 《A Story for the Future. MAXXI’s First Decade》(국립로마현대미술관, 로마, 2020), 《Theater of the World》(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2017), 《요코하마 트리엔날레》(요코하마미술관, 요코하마, 2014), 《올해의 작가상 2012》(국립현대미술관, 과천, 한국 2012), 《제4회, 제6회, 제9회 광주비엔날레》(광주, 한국, 2002, 2006, 2012), 《50회, 51회 베니스 비엔날레》아스날레,2003, 한국관2005)등 국내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