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점
동시대에 통용되는 규칙을 비롯한 사회시스템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오고 있는 박미나는 회화를 구성하는 요소인 색과 이미지를 통해 그 물음을 탐구한다. 작가는 동시대에 소비되고 있는 색상, 도상, 기호 등을 방대한 범위에 걸쳐 수집하고, 그 데이터를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얻은 시각적 결과물을 통해 동시대를 회화에 담아낸다.
박미나의 색면 회화 작품 〈색의 정원〉(2021)은 시리즈 영국의 유명 원예가 거트루드 지킬(Gertrude Jekyll)의 먼스터드 우드 보더 정원(Munstead Wood)에서 영감을 받아 그려졌다. Fuchsia, Sage, Vine, Iris, Lily 등 꽃, 풀, 나무의 이름을 지닌 아크릴 물감(2021년 작품 제작 당시 판매되었던 물감)을 수집한 후, 마치 정원에서 자라나는 자연의 정원처럼 배치함으로써 총 60개의 캔버스 화단을 구현한 작품이다. 박미나가 아크릴 물감으로 가꾼 색의 정원을 거닐면서, 예전에 다녀온 여행지의 꽃길을 기억하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 등, 개개인의 색의 정원을 채워갈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