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루에 모래를 채우고 그것을 쌓아 올린 설치작품이다. ‘진지(陣地)’는 적으로부터 자신을 엄폐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함과 동시에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군사 구조물이다. 옥정호는 흔히 생각하는 ‘국방색’ 자루의 색을 ‘무지개 색’으로 바꾼다. 작가는 은폐를 위한 국방색이 화려한 무지개색으로 바뀐다는 것에 ‘스스로 드러내서 전투의 의지가 없음’의 의미를 담는 것과 동시에 이것은 항복이 아닌 ‘평화의 제스처’임을 말한다.
옥정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에서 예술사와 예술전문사를 취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겸임 교수이자 아트스페이스 신사옥을 운영하는 디렉터이다. 2005년 인사미술공간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아트스페이스 풀, 갤러리조선 등 총 9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러시아 에르미타주 미술관, 영국 사치갤러리 등 국내외 유수 기관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사회적 이슈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어 퍼포먼스,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