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헤드는 2023 년 9 월 1 일부터 23 일까지 기획전 《더비 매치: 감시자와 스파이》를 개최한다. ‘더비 매치’는 스포츠, 특히 축구에서 같은 지역을 연고지로 둔 서로 다른 두 팀 간의 라이벌 매치를 뜻한다. ‘더비 매치’를 제목으로 가져온 전시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 서울(Kiaf Seoul) 등 시장을 중심으로 과열된 국내 미술 현장과 일종의 라이벌 매치를 벌인다.
현재 서울은 9 월 아트 페어에 맞춰 열리는 여러 전시와 프로그램, 파티와 이벤트들로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그 떠들썩한 현장은 미술계 내부 사정을 면밀히 고려하기보다는 스펙터클의 언어로 시장에 동조하는 일 자체에 집중하는 듯하다. 《더비 매치: 감시자와 스파이》는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기이한 흐름을 의태하며 관련 현상들을 전사하고 또 고민해본다.
전시장은 실제 판매가 이뤄지는 일종의 시장으로 설정되고, 각기 다른 매체와 내용에 집중하는 24 명/팀의 (김무영 김원진 김세은 김태동 문이삭 박웅규 박혜란 배규무 신호철 안초롱 업체 오가영 오정민 오제성 윤미류 이현수 임노식 장도은 장서영 전혜림 정경빈 정유진 최태훈 한지형) 작가가 참여한다. 전시와 함께 퍼포먼스와 밴드 발대식(콘서트), 토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전시 종료에 맞춰 전시기획자 11 명이 (곽노원 김맑음 김미정 김진주 문현정 윤형신 이민주 장진택 정시우 콘노유키 허호정) 필자로 참여한 자료집이 발행된다.
《더비 매치: 감시자와 스파이》의 참여자들은 얼핏 그 장소/시장으로부터, 또 각 개인으로부터 동떨어진 플레이어처럼 보인다. 전시는 거리를 확인함과 동시에 가담하는 이들을 보다 분명한 시장에 등장시키며 과열된 양상 속 잘 목격되지 않는 어떤 미술을, 이중적 존재들을, 도래하는 움직임들을 사고해본다. 전시가 말하는 의태의 전략에는 비판과 해체의 충동이 내재되어 있다. 《더비 매치: 감시자와 스파이》는 시장에 가담하고 동요하는 행위를 통해 오늘 목격되는 일련의 현상들이 지금, 여기, 모두와 직접적으로 관계 맺는 것임을 인지해본다. 동시에, 마치 감시자와 스파이처럼 상대를 활용하고 또 위반하며, 시장에 관한 여러 질문들을 숙고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