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 12월 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성인: 12,000원
학생: 6,000 원
화-일 : 10:00-18:00 (예약제)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무
리움미술관은 한국 동시대 미술의 주요 작가 김범의 개인전 《바위가 되는 법>을 개최합니다. 1990년대 초부터 2010년 중반까지의 작품으로 구성된 대규모 서베이 전시로, 초기 회화, 해외 소장품 등 그동안 국내에서 볼 기회가 없었던 70여 점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김범의 작업은 모든 물질이 생명이나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물활론적 사유, 보이는 것과 그 실체의 간극을 인지하는 행위, 세상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가정적(假定的) 전개를 통해 완성됩니다. 그의 작업에서는 영양이 치타를 쫓는가 하면 개가 벽을 뚫고 나오고, 바다가 없다고 배우는 배가 있는가 하면, 자동차 열쇠가 산수풍경으로 변신합니다. 특유의 소박한 형식과 비범한 아이디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그의 작업은 시각적 쾌감과 함께 세상의 원리를 뒤집고 사회적 통념에 가려진 진실의 영역을 들추어냅니다. 작가는 지나칠 정도로 정적이고 금욕적인 조형성을 추구하며 “당신이 보는 것은 보는 것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자기성찰적 명령을 내립니다. 이는 우리가 아는 것, 보는 것, 믿는 것에 대한 의심을 촉구하고, 모든 관습적 사고를 몰아내며 새롭고 다르게 ‘보는 법’을 일깨웁니다.
전시 제목 ”바위가 되는 법”은 김범의 아티스트 북 『변신술』(1997)에서 발췌한 것으로, 그 내용을 직접 참조하기보다는 확장된 의미에서 권력과 통제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존재하는 법을 모색하고,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에서 형성된 정체성과 그것의 가변적 관계에 대한 성찰로 이끕니다. 그의 섬세하고 예리한 비평적 사고는 인간의 외면과 그 모순, 이미지와 그 실체의 간격을 진지하게 탐색합니다. 서툴러 보이는 수공예적 행위는 미술의 물질성과 비물질성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의도적인 로우파이 감성은 속도와 유행에 개의치 않으며 모든 평준화된 사고에 대한 조용한 저항으로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