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베르크손의 ‘물질과 기억(Matiere et memoire)’에서는 물질과 생명을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물질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없이 그저 현재만 반복할 뿐인 반면 생명은 물질처럼 현재의 반복이 아니라 과거, 현재, 미래가 서로 뭉치고 이어져서 ‘지속’을 한다. 지속하는 것은 기억이 있다. 기억이 있다는 것은 과거가 현재, 미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억이 있는 것은 과거를 단지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응축한다.
응축한다는 것은 물질의 필연에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 즉 자유의 표현이다. 응축하는 것은 기억이 있으며, 기억이 있는 것은 자유롭다. 생명은 과거를 현재에도 보존하는 기억이며, 그 기억이 현재만을 반복하는 물질과 현재에서 만난다.
그러한 현재가 드러나는 곳을 총칭하여 우리는 지각이라고 부르며, 물질과 정신이 만나는 곳은 지각에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베르크손이 누누이 강조한 바와 같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호튼을 통해 만나게 된 세 작가를 집중하여 들여다보며 이들이 표현하는 ‘관계와 응축’에 관해 지각해보고자 한다.
- 갤러리 호튼